목회칼럼

“본질” (2014년 2월9일)

GMC 2014.02.07 13:07 조회 수 : 3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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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영어에 ‘jargon’ 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굳이 한국말로 번역하자면특정한 집단이 사용하는 전문어 또는 은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인 용어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우리 기독교에도 ‘jargon’ 이 있습니다. 물론 그 용어들은 처음부터 ‘jargon’은 아니었으나 많이 사용하고, 또는 강조하다가 보니까 우리 기독교를 상징하는 단어들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예를 들면형제, 자매, 은혜, 믿음, 소망, 사랑과 같은 단어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에 또 다른 단어 하나가 기독교의 ‘jargon’ 에 추가된 느낌입니다.  바로본질이라는 단어입니다.   교회밖에서는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 않는 단어인데, 교회안에서는 흔하게 사용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사실본질이라는 단어는 매우 어려운 말중의 하나입니다.  국어사전을 보면본질이란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이라고 그 뜻을 풀이해 놓았습니다.  원래본질이란 철학용어로서실존(實存)’에 상대되는 의미로 사용되는 어떤 존재에 관해그 무엇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 성질을 뜻합니다.  쉬운 단어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단어가 설교시에 많이 인용됩니다.  성도들의  QT 나눔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예배시 대표기도에서도 자주 언급됩니다.  

본질이라는 단어를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언급하게 되었을까에 대해서 궁금해졌습니다.  물론 목회자인 저 자신도 어느새본질추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사용하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이것은 우리 기독교의변질속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원래의 궤도에서 이탈되어가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일종의자기방어적개념에서본질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하는 무리한(?) 생각을 해봅니다.  “본질을 추구하자라는 말은본질을 잃어버렸다는 우회적 표현입니다.  “본질에서 벗어났다라는 말은 쉬운말로변질되었다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거의 사용되지 않던 단어가 부쩍 많이 사용되는데는 이런 숨어있는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건본질추구의 정신은 참으로 귀합니다.  ‘변질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있을 때에만 성경의 정신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본질을 외치는 소리는 커져가건만 정작 본질회복은 갈수록 멀어져가는 듯한 느낌은 어찌된 것일까요?  지금도 수많은 교회들이, 목회자들이, 지각있는 성도들이 목소리를 높여본질을 외치는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냉소적 반응들은 상대적으로 더 거세어져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존교회들의 변질과 무능을 비판하며 강한 차별화 전략으로 새로운 교회들이 속속 세워져 갈수록 지역사회에 오히려 혼탁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어느덧 교회의 가장 치명적인 적은 교회 자체가 되어가는 교회끼리의 '무한경쟁'을 보노라면본질이라는 말을 우리가 이렇게 쉽게 사용해도 무방한가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생깁니다.

예수를 믿으면서 그리스도인이라 여기는 우리 모두의 시야가 넓어졌으면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된 사명은 세상을 정복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본질이란 근원적으로거룩함에 그 기초를 두어야 합니다.  거룩함이란 구별됨을 말하는 것입니다.  악한 영이 지배하는 세상의 원리가 아닌, 성경의 원리를 따르는 삶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원리를 몸에 익히지도 못한체본질만을 외친다면 그것은 허공을 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불과합니다.  교회가 본질회복의 최전방에서 쓰임받기 위해서는 먼저 성경의 원리를 몸에 익혀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서건 성경의 원리를 따르고 그것에 목숨을 걸겠다는 일사각오의 정신이 바로 본질을 회복시키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거룩의 삶이 우리들의 진정한 실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모든 교회의 실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과 감사로
목회실에서 김지성목사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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