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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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16-18)” 


제가 성경을 읽을 때마다 가장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수없이 설교했고, 또 앞으로도 해야 할 소중한 말씀이 분명합니다만, 정작 제게는 부담을 안겨주는 구절입니다.  부담의 이유는  기뻐하라, 기도하라, 감사하라때문이 아닙니다.  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라는 수식어 때문입니다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마음 속에 생기는 질문입니다.  어떻게 항상 기뻐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쉬지 말고 기도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범사에 감사할 수 있단 말인가?”  신앙은 때로 기쁨의 이유가 되기는 합니다.  어떤 날은 기도에 몰입하고 싶기도 합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  기뻐하며, 기도하며, 감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거기다 더 더욱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은 비현실적인 듯한 그 내용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설교는 하지만 스스로도 적용하기 힘든 비현실적 명령에 무척이나 곤혹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 문득 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라는 단어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마음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황당한(?) 하나님의 요구는 단순한 요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간절한 하나님의 바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이유는 사랑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저의 딸은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공부하며 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딸은 열살 때 불의의 사고로 20회가 넘는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늘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부모나 다 그렇듯 이런 저희 딸이 저는 늘 가엽고, 안쓰럽습니다.  그래서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낼 때마다 항상 건강에 신경 쓰고, 자주 연락하고, 매일 약먹는 거 잊지말고, 절대 무리하게 일하지 말고…”  이런 저런 잔소리를 늘어 놓습니다.  물론 저의 딸은 이런 저의 말을 당연히 잔소리로 여기며, 별로 듣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마다 좀 섭섭해 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부모 마음 알아주지 않나 해서 말입니다.

이번 주도 저는 여전히 잔소리를 늘어 놓았습니다.  아빠 말 꼭 들어줬음 좋겠다.  꼭 약 챙겨 먹고, 절대 끼니 거르지 말고, 항상 운전 조심하고…”  그러다 한가지 제 딸에게 사용하는 단어 중 제 딸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공통적 단어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저의 잔소리에는 항상, 매일, 자주, 절대, , 언제나, 반드시, 제발…” 과 같은 부사들이 꼭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부담을 팍팍 안겨주는 의미의 부사만을 말입니다.  이런 저의 표현에 제 딸은 지쳐가는 듯 합니다.  아빠는 부담스런 잔소리꾼처럼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 딸을 조금은 이해해서 절대 그런 부담스런 표현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었는데  방금 전 저는 또 딸에게 그런 표현의 문자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왜 저는 이 모양일까요?  그러나 제 속에 들려오는 저의 또 다른 목소리가 있습니다.  너무 사랑해서  나에게 너무도 소중한 딸이니까.  못 말린다 해도 할 수 없어.”  딸 바보의 아빠는 사랑의 마음을 그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자식 바보인 하나님은 부담스러운 표현인 줄 뻔히 아시면서 사랑하시니까 참지 못하시고 안쓰러운 마음으로,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하시는 말씀이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가 아닐까요?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면 그 말씀은 더 이상 부담이 아닌 힘과 용기를 주는 말씀이 분명합니다.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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