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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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인생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쥐고 / 늙는 길 가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하니 /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아주 어릴 때 저의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시조입니다.  다섯살 밖에 안된 제게 왜 할아버지께서는 이런 시조를 외우게 하셨는지 그저 불가사이하기만 합니다.  뜻도 모르고 외웠던 시조였습니다.  집에 손님들이 찾아오시면 저는 자랑스럽게 이 시조를 손님들 앞에서 읊어대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손님들은고놈 참 명석하다라고 껄껄웃으시며 칭찬해 주시곤 했습니다.  돌이켜 보니 철도 들지 않은 어린아이가 어른들 앞에서 이런 시조를 읊어대었으니 우습기 그지 없습니다.  이 시조는 고려말의 학자였던 우탁이란 분이 지은 것입니다.  우탁은 이 시조를 통해 인생의 짧음, 또는 인생의 제한성을 표현한 것입니다.  인생은 그만큼 짧은 것입니다.

『한번뿐인 인생 속히 지나가리라 오직 그리스도를 위한 일만이 영원하리라』
대학을 다닐 때 가장 많이 외치던 구호 중 하나입니다.  하도 많이 듣고, 하도 많이 입으로 반복해서 머리에 깊이 각인된 말입니다. 돌이켜 보니 이 구호의 진정한 의미를 반쪽만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그리스도를 위한 일의 영원성에 매료가 되어 그렇게 좋아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경과된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 구호의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를 위한 일의 영원성인생의 짧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대학시절 20대 초반의 팔팔한 시기에인생의 짧음이 어떻게 이해되었겠습니까?  인생이 시간의 제한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모든 것이 가할 것 같은 패기와 무한도전 정신으로 뭉쳐진 나이였기에 인생의 짦음은 나이든 사람들의 푸념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뿐이었습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시편 90:10)  

이 구절은 대학시절 성경묵상 훈련을 받은 이후 30년 동안 일년에 한번 이상 묵상해 보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구절에 대한 느낌이 매년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20대 초반 묵상시에 기록한 내용입니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향후 50년을 위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30대 어느 날의 기록입니다.  “너무 시간을 낭비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시간경영이 필요하다.”  40대 때의 기록입니다.  “시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렇게 살다가 이룰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50대의 초입을 통과하면서 묵상한 내용입니다.  “인생은 제한적이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해야 한다”  똑같은 성경구절에 대한 묵상내용은 나이를 먹을수록꼭 해야 할 일에 대한 구분으로 좁혀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태양인 이제마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조선의 유명한 의원이었던 이제마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였습니다.  마지막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버지 이제마가 장차 의원이 되겠다는 아들에게 묻는 말입니다. 넘어 무엇이 보이느냐?”  산은 보이나 산 너머는 보이지 않습니다.” "산너머가 보이지 않는데 어찌 의원이 되겠느냐?  공부를 더해, 더 생각하고 익혀라." 무슨 대화인가요?  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픔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의원이 되려고 한다면 넘어도 사람이 살고, 가난과 질고에 시달려 몸과 마음이 병들어 허덕이는 인생이 있다는 것을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신앙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보여야 합니다.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사명이라고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신앙생활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겨도 됩니다.  자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뒤로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조건을 따져서도 안되는 일입니다.  사명이 완수된 삶을 성공한 삶이라고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꼭 완수해야 할 그 일, 그일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여러분은 그 중요한 일을 잘 감당하고 계시는지요?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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