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3D섬김” (2015년 5월 3일)

Global 2015.05.01 10:33 조회 수 :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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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섬김


어릴 적 울산에서 잠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울산은 시골티를 채 벗어나지 못한 신흥도시여서 시내 곳곳에 논과 밭이 산재해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 주위에 유독 밭이 많아서 봄이면 학교 주변이 딸기가 익어가는 냄새로 가득했습니다.  자연스레 철부지 초등학생들의 눈에 빨갛게 익은 딸기는 먹음직스럽고 보암직스런 유혹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종종 방과 후 그 유혹을 견디지 못해 딸기 서리를 시도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 때마다 누가 망을 보며, 누가 딸기를 따오는가를 결정짓는 것은 참 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모두가 편하게 망을 보는 일을 원했고, 위험을 무릅쓰는 서리꾼의 역할은 다 회피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결국 그 일은 가위 바위 보로 결정되곤 했습니다.  그 결과 가위 바위 보에 언제나 취약했던 제가 딸기 서리의 중책을 맡곤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요즘 소위 3D 업종에 관련된 일을 회피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3D 란 위험하고(Dangerous), 더럽고 (Dirty), 힘든 (Difficult) 일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갈수록 3D와 관련된 업종의 지망자들은 줄어가는 추세라 사회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3D를 싫어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치고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좋아할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일이 아닌 더 쉽고, 편안하면서도 보수가 높은 일을 택하려 학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이 두사람 이상 모이면 자연스럽게 서열이 결정되는 되는 현상이 만들어진다.”  사회학의 개념이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서열은 높낮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생각해 보니 일상 속에 높낮이를 구분 짓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내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식사를 할 때도 상석이 있습니다.  편안하게 담소를 나누는 자리에도 상석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동차에 합승할 때도 상석이 구분됩니다.  상석과 하석을 구분 짓는 서열은 나이가 될 수도 있고, 재력이 될 수도 있고, 완력이 될 수도 있고, 학력이 될 수도 있으며, 찾다 찾다 없으면 목소리 큰 자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열이 형성되면3D에 관련된 일은 당연히 서열이 낮은 사람의 몫이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열이 높은 리더가 되려고 안간힘을 쏟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리더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고 있을까요?  성경의 구호는 종이 되라입니다.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종이 되고, 교회와 세상을 섬기는 신실한 종이 되라는 점을 거듭 거듭 강조합니다.  성경 어느 곳에서도 큰 자 (리더)’가 되라는 명령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무조건적인 은혜를 베풀어 구원을 베푸셨듯, 하나님의 사람은 무조건적인 섬김을 실천하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성경을 읽고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려고 결심했다면 섬김은 인생의 필수조건이 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교회 안의 리더는 예수님 한 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외에는 다 입니다.  직분자가 리더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이에 대한 설명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마태복음 23:11)”  생각해 보니 예수님께서 표현하신 섬김은 이 시대의3D 와 관련된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어쩔 수 없이 맡기 싫은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누구나 이런 일은 피하고 싶고 맡고 싶지 않은 부담스러운 일이 분명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것 피하고 싶어 리더(큰 자)가 되려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은 일반적 상식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종의 자리에 서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싫어하는 일이 종의 몫입니다.  돌이켜보니 철부지라 양심의 가책없이 저질렀던 딸기 서리였지만, 가장 위험한 일은 분명 누군가의 몫이라는 생각은 함께 공유했던 걸 보면 저는 그리 철부지만은 아니었던 듯 싶습니다.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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