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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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며 배려하는 마음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익숙하지 않은 것 때문에 당황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을터인데 이번에도 만들어진  해프닝에 얼굴을 붉히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늘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처음으로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교통카드를 사용합니다.  버스에 오르면 교통카드 인식기에 교통카드를 갖다 대면 자동으로 교통요금이 결재되는 시스템입니다.  교통카드가 없는 저로서는 현금을 지불하고 버스를 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버스에 오르면 운전기사 옆에 설치된 교통요금 지불기에 현금을 집어넣으면 됩니다.  그런데 현금 주입구가 어디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교통비가 얼마인가요?  그리고 어디에 넣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버스기사는 오히려 황당하다는 듯 저만 빤히 쳐다보며 답변을 주지 않습니다.  제뒤로 버스에 오르려는 승객들이 줄을 지어 있는 상황인지라 당황스럽기에 식은 땀이 흐릅니다.  교통요금 조차 지불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저는 순간 몹시도 이상하고도 수상한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제 뒤에 서있던 한 승객이 자신의 교통카드로 제 교통비를 결재해 주었습니다.   외국에서 오셨나봐요?”  미소를 지으며 당황해 하는 저를 이해하신다는 듯 말씀하십니다.  얼마나 고맙고 또 감사하던지요.  서울이 많이 좋아졌지만 바뀌어야 할 것은 아직도 많답니다.”  좌석에 앉으며 잠시 당황해서 몸둘 바를 몰라했던 저에게 나즈막한 목소리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저는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하며 현금으로 그분께 대신 지불해준 교통비를 드렸습니다.

 

버스 기사분은 제가 한국말을 하고 한국인의 모습을 했기에 당연히 서울에 사는 사람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아이들까지도 주저없이 타는 버스를 다 큰 어른이 제대로 승차하지도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이 이상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버스에 승차한 승객이나 버스를 타려고 줄서있던 사람들은 교통요금을 지불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저를 버스 출발을 지연시키는 주범으로 여기며 짜증스런 마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지금도 식은 땀만 흘리며 쩔쩔매던 저의 모습을 떠올리면 너무도 우습기도 하고, 또 못내 씁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버스의 승객중에는  외국에서 온 사람으로 저를 이해하며 도움을 베풀어준 고마운 분도 계셨습니다.  이해를 받을 때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해하며 배려하는 마음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목회자로서 이해와 배려의 자세가 없어서 혹 성도들을 실족하게 만든 것은 없는지도 생각해 봅니다.  내가 이해받지 못할 때 그리도 당황스러웠는데, 나의 이해와 배려함 없는 모습에 힘들어했을 성도가 있었다면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지금은 너무나도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사랑과 감사로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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