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삶의 뿌리 싫증 - 하나님의 은혜
2010.08.06 00:58
예수님을 영접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한가지 의문이 있었다. 왜 신앙의 뜨거움과 사모함이 지속되지 않는가였다. 열심히 사역하시고, 성도를 섬기던 분들이 ‘이제는 지쳤어’라고 할때가 그러했고, 우러러 보이던 안수 집사님이나 장로님께서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우리의 곁을 떠나갈 때가 그러했다. 때로는 정말 아끼셔서 그런 말을 해주셨겠지만, ‘신앙의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게 적당히 해야 한다’, ‘너무 교회 일에 깊이 빠지면 지레 지친다’ 등의 조언을 들을 때가 그러했다.
나름의 결론은 ‘은혜로부터 멀어짐’이었다. 내게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데,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아들까지 십자가에 다시고 하나님의 일에 써주시겠다는데 지레 겁을 먹거나 지쳤다고 앉아 있을 수 없었다.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이 아브라함에게 명하듯이 아들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부자 관리에게 가진 돈을 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따르라고 하신 것 처럼 모든 재산을 내놓으라는 것도 아닌데 뒷걸음질치거나 지쳤다고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럼 예전에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흘렸던 눈물은 뭐란 말인가.
그 눈물이 거짓이나 가식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다만,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잊어버리고 원망했듯이 우리도 그렇게 은혜를 잊어버렸던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이번에 ‘무기력한 삶의 뿌리 싫증(이하 싫증)’을 읽으며 이 의문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었다. ‘아, 신앙 생활에도 권태기나 싫증이 있을 수 있구나.’, ‘아, 싫증의 정체는 이런 것이로구나.’, ‘아, 나도 모르게 싫증의 수렁에 빠져있었구나.’, ‘아, 싫증은 이렇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구나.’계속 ‘아!’하며 감탄과 탄식이 흘러 나왔다.
앞서 읽은 김남준 목사님의 전작인 ‘거룩한 삶의 은밀한 대적 게으름’에서 육체의 적인 게으름의 정체와 거룩한 삶으로 부른 받은 신자로서 어떻게 ‘게으름’을 극복해야 하는지 배웠다면, 이번 ‘싫증’을 통해서는 우리의 성화를 방해하는 영혼의 적인 싫증의 모든 것을 배웠다.
저자는 싫증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하며 싫증의 원인을 크게 근본적인 원인과 실제적인 원인으로 나누었다. 싫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두가지인데, 한가지가 인간의 부패성이며 다른 한가지는 인간의 불완전성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며 한계로 누구나 싫증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 싫증에 빠지는 실제적인 원인이 있다. 첫번째가 온전함을 추구하지 않음이다. 때론 산불을 끄기 위해 맞불을 놓아야 합니다. 이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나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싫증을 느낄때 맞불을 놓듯 ‘온전함 추구’로 싫증이 번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두번째가 은혜로부터 멀어짐이다.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신자의 영혼은 은혜로부터 멀어질수록 싫증에 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을 지키지 않음이다. 싫증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쉽게 일어나고 다가올 수 있는 것이므로 부지런히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지켜야 한다.
또한 저자는 싫증이 우리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며 발전하는가를 다룬다. 싫증이 싫증으로만 끝난다면 그리 심각할 것도 없는데, 서서히 다가온 싫증은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에 대한 반감으로 발전하며, 나아가 대적하는 것으로 종결짓는다.
싫증은 다음 다섯가지를 파괴하고 공격하므로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은혜의 마음, 기도의 실천, 말씀의 미각, 은혜의 능력과 개혁의 의지가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싫증을 이기는 대책인 ‘신자병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다음 여섯 가지 대책을 제시한다. 첫째, 전심으로 하나님을 추구하라. 둘째, 하나님께 사랑받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으라. 셋째, 마음을 집중하라. 넷째, 마음을 쏟아 부으라. 다섯째, 싫증의 마지막을 생각하라. 여섯째, 싫증의 부당함을 생각하라.
‘싫증’은 저자인 김남준 목사님을 통한 하나님의 은혜라 생각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택하시고, 부르셨다. 그리고 우리가 그에 합당한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 바로 하나님의 자녀요, 백성으로서 거룩한 삶을 살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그 삶으로 가는 길에 우리에게 존재론적으로 찾아올 수 밖에 없는 싫증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하나님의 은혜가 바로 ‘싫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