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나의 아픔

김지성목사 2004.06.22 22:21 조회 수 : 4473 추천:28

목회자를 향한 교우들의 이미지는 언제나 온화하게 웃는 모습입니다.
목회자에게는 슬픔, 아픔, 고독, 괴로움이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바로 그 인상말입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이 이미지를 깨뜨리는 것을 제일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목회자 자신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저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표정을 연습합니다.
혹시 내 얼굴에
지난밤 폭풍처럼 저를 힘들게 만들었던
아픔, 슬픔, 고독, 괴로움의
잔재가 남아있는 것이 아닌지
얼굴 전체를 살펴가면서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저에게도 슬픔, 아픔, 고독, 괴로움이 있다는 사실...
바로 그것입니다.

슬픔, 아픔, 고독, 괴로움과 거리가 먼 것처럼 여겨야 함에도
아랑곳없이 표출되는 바로 그 연약함 때문에...
감정이 북받혀
사람들 몰래 화장실에서, 이불속에서, 한적한 공원의 한구석에서
훌쩍거리는 저의 모습은 어찌된 것인지요?

강철같은 심장을 자랑해야 하건만...
말씀맡은 종의 무한한 인내를 남김없이 보여야 되건만...
정말 알고는 있지만
슬픔, 아픔, 고독, 그리고 괴로움은 저의 폐부를 깊숙히
뚫고 오늘도 저의 눈물을 재촉합니다.

주님의 위로와 함께
그 눈물을 씻으려 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말할 수 없군요.

항상 웃고,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살아야되지만
가끔씩은 그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고
엉엉 소리내어 울고 싶군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희생하고, 헌신하고,
생명을 바치기까지 사명으로 투철해야 되지만
가끔씩은 이해받는 자리에 서고 싶군요.

그냥...
오늘은 마냥 투정하는 마음으로
이글을 써봅니다.
혹..이글 때문에 오해받기는 싫은데..
문제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단지 보고 싶은 분..
사랑하는 분을 떠나보내고 남은
감정의 여운들을
빨리 정리하고 싶어서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