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소통부재에 대한 변명은 상식적인가?”

요즘의 대세는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이란 ‘지능적인 전화기’라는 뜻입니다.  ‘손 안의 컴퓨터’라는 말로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조그만 전화기 한대로 못하는 일이 없을 정도로 스마트폰은 한마디로 ‘어메이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존이 가능하다라고까지 표현했을 정도로 그 기능은 무한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별 할 일이 없는 무료한 시간조차 스마트폰은 책임져 줍니다.  스마트폰을 작동시켜 신문기사를 읽거나, 유튜브에 접속 흥미로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기차안에 빼곡히 들어찬 사람들의 시선은 한결같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한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현란한 손놀림을 통해 문자를 보내는 사람, 게임을 하는 사람, 인터넷에 접속해서 기사를 보고 있는 사람, 동영상이나 TV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 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사람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분명 소통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과의 소통이 아니었습니다.  사람과 기기와의 소통.  그럼에도 그들의 감정이 표현되고 있었습니다.  조그만 스마트폰의 화면을 들여다 보면서 웃고있는 사람,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등등.   생각해 보니 지하철에서 스마트폰과 소통을 이루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바로 저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하루 24시간 저는 스마트폰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중요한 이메일을 전송하거나 받고, 하루 스케줄을 점검하고, 필요한 메모를 하며, 중요한 문서와 사진들을 저장시켜 놓고, 또 목회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어디를 가건 챙겨야 할 제1순위는 스마트폰이 되었습니다.  만약 스마트폰을 분실했다면?  정신이 아뜩합니다.  그것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저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하루의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혼자일 때도 저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잠시 짜투리 시간에도 무의식적으로 저의 손은 스마트폰으로 옮겨 갔습니다.  그것을 들여다 보며 무언가 소통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비인격체인 스마트폰과 끊임없이 시도되는 소통.  그 안에서 한가지 안타까운 우리들의 비논리적 합리화를 순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과의 소통부재에 대한 합리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믿음이 부족해서, 확신이 없어서, 몸이 불편해서, 느낌이 없어서…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라는 고백이 한참 앞서 가고 있지만 하나님과의 소통부재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우리의 말도 안되는 상식이하의 표현.   스마트폰의 기능에 “와”하며 탄복하면서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그것을 챙기지만 정작 모든 능력에 뛰어나신 하나님에 대해서는 형이상학적 느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생각을 품고 있는 우리들.  과연 하나님과의 소통부재에 대한 우리들의 변명은 상식적인 변명일까요?

요즘 병리학적으로 새롭게 등장한 질병이 있다고 합니다.  소위 ‘스마트폰 증후군’이라는 병입니다.  스마트폰과 관련되어 생겨나는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결함입니다.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손목이 시큰거린다던가, 눈이 침침해 진다던가, 또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진다던가 하는 증상이 대표적 증상입니다.  스마트폰 증후군은 결국 스마트폰을 너무도 많이 사용하기에 생기는 신체적 결함입니다.  그만큼 스마트폰 없이는 일상사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기기 스마트폰을 그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는 우리들이, 우리를 사랑하시어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주신 그 은혜의 원천 하나님을 스마트폰보다 못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지.  지금도 스마트폰을 들고 이 글을 쓰면서 하나님과의 소통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이 무언가 어색하기만 합니다.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