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어머니의 회초리” (2013년9월22일)

GMC 2013.09.20 12:38 조회 수 : 7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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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회초리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머님으로부터 회초리를 많이 맞으며 자라난 편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심장 질환으로 늘 힘없는 모습을 보이셨지만, 매질을 하실 때 그분의 손끝은 매우 매서웠습니다.  자녀를 향한 따스한 사랑은 다른 어머니들과 별반 다름이 없었지만, 일단 잘못된 행동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는 순간 어머니의 회초리 세례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어머니를 너무도 존경했지만 가혹한 회초리 징계는 제 마음 한구석의 큰 불만으로 커져만 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왜 우리 엄마는 잘못만 하면 이리 무섭게 매질을 하실까?  친구들 엄마는 자상하기 이를 데 없는데  정말 친구들이 부럽다.”  분명 친구들 엄마는 우리 엄마와는 너무도 다를 것이라는 근거없는 생각으로 회초리질 하시는 우리 어머니를 향한 불만으로 꽁했던 것이 저의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 나이들고 철들어 보니 가장 그리운 것 중의 하나가 어머니의 회초리입니다. 어머니의 회초리는 사랑이었습니다.  자식을 향한 강한 기대감의 표현이었습니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강력한 모성애의 결정체였습니다.  소천하신지가 십년이 넘어가는데 어머니를 그리워할 때마다 그분의 손에 들렸던 회초리가 함께 그립습니다.  어머니의 회초리는 분노쓴뿌리의 표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심장 질환으로 피를 토하며 약하게 떨리는 손으로 종아리를 쳐댄 어머니의 마음 속에는 세상 누구도 품지 못하는 자식에 대한 강한 모성애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어머니의 사랑을 헤아리지 못하면 매서운 그 회초리의 뜻도 결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도 이제 아버지가 되어 회초리를 손에 듭니다.  그 회초리로 갸날픈 자식의 종아리를 치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 짓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식에게 가하는 회초리질은 언제나 눈물이 되어 가슴 깊은 곳에 쌓여만 갑니다.  회초리가 제 아이들의 종아리를 칠 때마다 저의 어머니의 회초리도 함께 제 종아리를 내려칩니다.  사랑, 긍휼, 포기할 수 없는 기대  어머니의 회초리는 바로 그것이었음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목회는 부모의 마음이 아니면 결코 감당될 수 없는 것임을 발견하고 또 발견합니다.  목회자로 부르심 받는 그 순간부터 그 부모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부어주셨나 봅니다.  제 자녀에게 품을 수 밖에 없는 똑 같은 심정을 교우들을 대할 때마다 경험합니다.  사랑,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기대감, 때때로 제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불쌍한 마음  앞날이 더 잘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은 신앙의 불안정 또는 부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대하면서 아픔이 됩니다.  이래서는 결코 안되는데…”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어쩌다 표현된 지적이나 충고가 예리한 회초리가 되어 여러분의 가슴을 내리치면 그때 이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김목사가 나를 무척이나 사랑하나보다…”  아니 그렇게까지 생각하기 어렵다면 김목사를 통하여 하나님은 사랑을 드러내고 계시는구나라고.  회초리를 맞는 것이 결코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먼 훗날 그것은 그리움이요 애절함으로 다시금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 다시 찾아올 날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사랑과 감사로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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