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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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야 할 인생의 광야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광야였습니다.  통상 유대광야로 불려지는 그곳은 돌과 바위, 푸석 푸석한 흙, 그리고 거칠게 자라고 있는 광야 식물들로 이루어진 곳이었습니다.  낮과 밤의 온도 편차가 심하며,  특히 바람이 거세게 불어 바람의 세기가 심한 곳에서는 몸이 휘청거릴 만큼의 강한 바람이 광야 계곡을 휘감고 있는 곳입니다.  광야 깊숙히 들어가면 적막감이 모든 것을 압도합니다.  들려오는 소리는 발자국 소리와 광야의 협곡을 통과하는 으시시한 바람 소리가 전부입니다.  그 적적한 유대광야 깊은 곳에 오래전 지어진 듯 싶은 수도원이 있었습니다.  세상의 온갖 잡음을 피해 하나님과의 깊이 있는 교제를 이루기 위한 수도사들의 깊은 고뇌가 충분히 느껴졌습니다.


일찌기 세례 요한은 낙타털옷을 입고 석청과 메뚜기를 음식삼아 이 유대광야에서 생활했었습니다.  예수님의 오실 길을 평탄하게 하기 위한 마지막 선지자로 유대광야에서 그는 시대의 구도자가 되었습니다.  내려놓음, 정직한 자기대면, 영적 묵상등에 방해가 되는 삶의 거추장 스러움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광야이기에 세례 요한은 광야를 선택했을 것입니다.  화려한 도회지의 온갖 소음이 철저히 차단되어 어떤 순간은 가슴을 찢는 고독이 엄습할 그 광야에서 세례 요한이 내뱉은 첫소리는 회개하라였습니다.  회개는 쉽게 머리에 떠올려지는 단어가 아닙니다.   눈물 몇방울 흘리면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마음이 깨어지고, 존재의 비정함이 가슴을 때릴 때만이 떠올려지는 단어입니다.  그는 광야 깊숙한 곳에서 소름끼치게 악한 인간의 부패상을 본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회개를 외치며 사악한 인간의 내면을 거침없이 폭로합니다.  그는 이미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다라는 섬뜩한 표현마저 주저하지 않얐습니다.  그리고  독사의 자식들아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고 외치며 좋은 열매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리라고 경고했습니다.  약대털옷을 입고, 석청과 메뚜기를 음식삼아 먹는 광야 속에 묻혀사는 세례 요한의 행동을 주목한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었을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세례 요한이 언급하는 회개를 광야 기인의 기이한 행동으로 평가절하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훗날 그를 여자가 낳은 사람 가운데 가장 큰 자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광야에 거하는 기인의 외침이 아닌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본 통찰자의 포효였다는 것입니다.  세례 요한이 회개를 언급한 것은 자신의 가슴을 먼저 찢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광야의 한복판에서 하나님과의 깊은 소통이 이루어지자면 비로소 인간의 본 모습이 뚜렷이 보입니다.  인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패한 심성과 맞닥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악함에 대한 결과는 심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세례 요한은 회개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직한 자기대면은 회개의 자리에 서도록 만듭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면 자신이 죄인임을 먼저 고백하게 되어있습니다.  밤이 맟도록 수고하였으나 물고기 한마리도 건져올리지 못한 베드로가 예수님의 신성을 접하자 그는 자신의 죄성을 보게 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자신이 죄인임을 발견한 자만이 회개의 자리에 섭니다.  그리고 가슴을 찢습니다.  회개는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제대로 발견한 자만이 터뜨릴 수 있는 인간 본질의 울부짖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회개를 이루는 자가 되고 싶습니다.  회개야 말로 하나님을 제대로 만난 자의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그 회개가 마음을 뚫고 터져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생의 광야로 나가야 합니다.  온갖 소음에 휘감겨 자신의 본 모습에 주목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삶의 분주함을 떨쳐버리는 것이 인생의 광야입니다.  그 인생의 광야는 큐티가 될 수 있습니다.  새벽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골방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찾으신 광야, 세례 요한이 찾았던 광야, 사도 바울이 찾았던 광야, 우리의 신앙선배들이 즐겨 찾았던 그 광야를 우리도 찾아가봄이 필요합니다.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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