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선교는 주님의 마음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김지성 2004.04.21 16:59 조회 수 : 5829 추천:33

  4년전 아리조나의 호피부족을 방문했을 때 참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전에
아리조나 인디언하면 떠올렸던 생각을 가지고 찾아간 인디언 보호구역의 모습은 생각한 것과는 너무나도
많은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황량한 벌판... 미국땅에 위치한 곳이면서도 전혀 미국이라고 생각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과 모습을 가진 곳... 그러기에 호피 인디언을 대하면서 도저히 문화적으로, 관습적
으로, 또한 제가 살아온 삶의 방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저와는 완전히 별개
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처럼 생각되어 접근하기가 무척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주간 그곳에 머물며
선교의 의미와 개념을 깊이 느낄수 있었습니다.  선교는 주님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위대한 사역
임을 말입니다.  
  아리조나 호피 인디언 보호구역의 낮기온은 100도를 오르내립니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안고 옥수수
밭을 일구고, 낡아서 비가 새는 지붕을 수리해 주며, 각종 오물로 얼룩진 도로를 청소하는 일은 쉽지 않았
습니다.  더더욱 힘든 것은 그렇게 열심으로 봉사하는 우리들의 정성과 수고를 그들이 전혀 알아주지 않
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집회를 위해서 집을 방문하며, 그들을 교회앞으로 인도하고 싶지만
결국 한두명을 위한 집회로 끝나곤 할때마다 선교에 대한 좌절의식을 맛보게 되곤 하였습니다.  정말
재정, 헌신, 수고로 만들어지는 선교의 참담한 결과는 선교에 대한 깊이 있는 회의를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고독의 땅에서 주님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존재가 무엇인가에
질문앞에 '영혼'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을 향하여 주님이 가지셨던 비젼(one-man vision)
은 주님 자신을 십자가 앞으로 움직이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주님께서 보이신
통곡의 기도는 바로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기도였습니다.  고요하고 적막한 황야의 한 복
판에서 분명하게 들리는 주님의 음성은 "내가 온 천하보다도 귀한 한 영혼을 위하여 내몸을 깨뜨렸노라"
는 소리였습니다.  선교는 무엇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주님의 마음을 이해하였기에 행하여야 하는 무조
건적 순종의 행위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의 생각납니다.  담임 선생님이 원하시는 것- 그것이 단순한 심부름이건, 아니면 중요한
일이건-무엇이든 기쁨으로 자원하였던 바로 그 시절말입니다.  항상 저에게 제일 기쁜 시간은 담임 선생님의 칭찬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관심, 그리고 그분으로부터의 칭찬을 기대하였기에 선생님
의 마음을 사려고 무진장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선교를 생각해 보면 무지 중요한 일인듯하면서도, 그리 긴급한 일은 아닌 듯
느껴집니다.  지금 당장 헌신해야할 그런류의 일처럼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교회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나 전문 선교사님들의 고유 영역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선교지로 출발해야
할까요?  우리에겐 그리 와닿지 않는 일일지 모르지만, 우리 주님께는 생명과 맞바꾸는 관심있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중요하시다 여기시면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선교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주님께서 중요하다 여기시기에 중요한 것 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깊이 있는
관심을 두시기에 하는 일인 것입니다.
  오늘은 선교주일입니다. 인도, 멕시코, 그리고 아리조나 호피 인디언들을 향한 주님의 심정을 해아려
보는 날입니다.  할 수 있기에, 여력이 있기에 가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마음이 바로 거기에
있기에 가려하는 것입니다.  오늘 예배를 통해서 주님의 안타까운 심정을 헤아리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
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을 섬기기 원하는...
                                             김지성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