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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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늦게 발견한 평범한 깨달음

신앙생활  중 제일 즐거운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난 주저함 없이 묵상이다라고 말하겠다    QT를 너무 사랑하는 제 친구 목사가 한 말입니다.  이 분은 예수님을 삶의 구세주로 받아들인 후 QT를 삶의 동력화시킨 분입니다.  인생이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지 않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난 묵상의 과정을 통해서 터득했다라고 고백합니다.  그 말이 빈말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분의 표정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늘 기쁨과 확신이 충만합니다.  그 분의 목회 현장을 방문하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음을 발견합니다.  몇 명 안 되는 교인들, 예배드릴 공간을 찾지 못해 이리 저리 예배 처소를 옮겨야 하는 현실.   거기다가 건강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무슨 즐거움이 그분에게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냉혹한 삶의 조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만날 때 마다 그 분의 깊은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기쁨을 접하게 됩니다.  

 

너무나 부러운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도대체 힘든 현실과 분명 부조화된 그 기쁨의 정체는 무엇인가?”라는 나의 질문에 대해 그 분은 묵상을 언급했습니다.  묵상을 하면 할수록 그 어느 것으로 얻을 수 없는 분명한 확신을 얻게 된다네.  하나님이 여전히 나를 사랑하시며, 나를 향한 놀라운 계획을 실행하고 계심을 말일세 

 

같은 목회자로 살아가지만 기쁨을 누리는 정도는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30여년 넘게 QT와 함께하는 신앙생활을 이루고 있지만, 매일의 삶과 연관된 기쁨을 폭포수처럼 쏟아내지 못하는데   제 친구가 표현하는 일상생활에서 터져 나오는 주체할 수 없는 희열은 나를 몹시도 당황하게 만듭니다.  은혜를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사람마다 경험하는 감동은 다를 수 밖에 없다라고 애써 변명해 보지만 왠지 모르게 궁색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래도 제자훈련을 시키며 묵상의 유익을 강조하는 나인데   그럼에도 그 분 앞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평강의 포스 앞에서 그만 주눅이 들곤 합니다.   무엇이 다를까?  왜 그와 나의 묵상의 결과는 이리 다를까?

 

그런데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묵상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저의 묵상은 늘 결과를 기대하는 묵상이었습니다.   묵상 후에 찾아오는 평강을 전제로 묵상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 친구의 묵상은 사뭇 달랐습니다.  그 분은 묵상 자체를 즐겼습니다.  삶이 어지러워도 묵상이 즐거우니까 묵상의 자리를 찾은 것입니다.  언뜻 생각할 때는 같은 의미 아닌가라고 여겨질 수 있지만 이는 한참 다른 것입니다.   조건의 유무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묵상 속에서 만나는 주님을 즐거워하는 태도와, 무언가 얻기 위해서 주님을 찾는 것은 애초부터 태도가 다른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람을 만나도 무언가 얻기 위한 목적으로 만나는 것과, 그 사람과의 만남 자체를 기뻐하여 만나는 것이 다르듯 말입니다.

 

항상 기뻐하라는 의미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의 결과 때문에 기뻐한다면 항상 기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날 사랑하시는 주님 때문이라면 항상 바보처럼 웃으며 기뻐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열쇠였습니다.

 

당연한 듯 싶은 내용을 산전수전 다 겪고 이제 노련미와 연륜이 서서히 나타날 이 나이에야 깨닫다니  나는 그래서 아직도 영적 내공에서는 한참 먼 목회자가 분명합니다.

 

사랑과 감사로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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