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행복한 모습”
한국으로 오는 동안 저와 제 아내의 옆자리에는 갓결혼한 신혼부부가 앉아 있었습니다. 결혼을 축하해서 항공사에서 준비한 달콤한 케익이 제공되었고 그 옆에 앉았다는 이유 하나로 저와 제 아내도 케익을 맛볼 수 있는 특혜를 얻었습니다. “결혼을 축하합니다” 인사를 건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대답을 건내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도 밝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한국으로 오는 12시간 내내 그 신혼부부는 두손을 놓지 않고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 모습이 너무도 정겨워 보였습니다. 이미 결혼 27년차에 도달한 우리 부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밤비행기를 탄 탓에 몰려드는 잠에 허우적 거리던 저희 부부와 어찌 그리 다른지. 듣고 싶어서가 아니라 들려왔기에 간간히 그들의 대화가 귓전을 간지럽혔습니다. 대화의 많은 부분은 미래, 기대감, 사랑, 기쁨, 감사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어찌 들으면 낯간지러운 표현들이라 여겨질 수 있었지만 그들의 대화는 진지하면서도 달콤했습니다.
“아, 저들은 참 행복하구나” 행복한 사람들의 대화는 행복의 단어가 가득차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사람의 말 속에는 진솔한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장시간 비행에 지칠 법도 할 터인데 두 부부의 대화는 끝이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소등된 비행기 안에서 수면을 취하거나, 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데 두 부부는 끝없는 대화의 나래를 펼쳐가고 있었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은 ‘끝없는 대화’에도 대화의 끈을 결코 놓지 않았습니다.
12시간여의 비행 끝에 저희를 태운 항공기는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목적지 도착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승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비행기를 빠져나가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두 신혼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대화에 여념이 없습니다. 장거리 비행으로 지친 대부분의 승객들과는 달리 그 모습이 신선했습니다.공항을 빠져나오며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 머리속에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나누고 또 나누어도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는 모습. 피곤을 뛰어넘은 신선함, 긍정적 단어들, 여유로움, 미래에 대한 두근거리는 기대감, 앞날을 위한 신나는 계획… 장시간 비행에 시달린 대부분 승객들의 지친 모습과는 달리 활기 넘치는 모습을 잃지 않고 비행기를 떠나는 그 신혼 부부를 통해 ‘행복한 사람’의 모습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안식월을 위한 첫걸음은 ‘행복의 모습’을 접하는 것이었습니다. 공동체의 행복한 모습은 성도간의 행복한 교제, 보고 또 보아도 여전히 보고 싶어하는 설레임, 미래를 향한 두근 거리는 기대감, 피곤함과 지친 모습을 뛰어넘는 열정이 분명 합니다. 시스템으로 움직인는 교회가 아니라 친밀한 사랑의 관계로 움직이는 교회가 행복한 공동체의 두드러진 모습임을 다시금 확인해 보았습니다.
안식월의 초입에 행복한 신혼부부를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여러분을 그리워하며 김지성목사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