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운동선수들이 경기하는 장면을 볼 적마다 “아휴, 저것도 못해?”라며 분통을 터뜨릴 때가 있습니다.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주요경기 때 결정적 실수를 저지르면 “바보같이… 그걸 놓치다니… 그러고도 네가 국가 대표 선수냐?”라면서 험담을 내뱉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TV로 경기하는 장면을 보면 곳곳에 숨겨져 있는 결정적 찬스가 보입니다. 그런데 선수는 그것을 보지 못하며 때로는 그 결정적 찬스를 날려버리는 모습에 “저런... 바보” 라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옵니다. 옆에서 장기나 바둑 두는 것을 볼 때도 그렇습니다. 찬스와 위기가 다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장기나 바둑을 두는 사람은 그것이 안보이는지 오히려 악수를 두는 것에 놀라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먼 관중석에서 또는 TV로 보는 관중들에게는 다 보이는 결정적 찬스가 왜 그라운드에서 직접 뛰는 선수에게는 안보일까요? 장기나 바둑 훈수를 두는 사람에게 보이는 ‘수’가 왜 막상 장기나 바둑을 두는 당사자들에게는 전혀 깜깜하게만 보이는 것일까요?
아마도 몇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는 ‘과도한 승부욕’ 때문일 것입니다.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과도한 욕심’이 찬스가 지나가는 길을 결코 볼 수 없도록 방해하는 것입니다. 욕심은 사물을 넓게 볼 수 없도록 만듭니다. 시야를 좁게 만드는 결정적 주범이 되어 누구나 볼 수 있는 것도 절대로 볼 수 없도록 만드는 장애가 되는 때가 많습니다. 볼링을 처음 쳐 볼 때의 일입니다. 공을 굴리는 족족 세워놓은 모든 핀들을 넘어뜨렸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쳐본 볼링의 점수 치고는 상당히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볼링, 별 것 아니네”라고 착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몇 번 볼링을 쳐본 다음 당당히 시합에 응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합의 묘미는 ‘이기는 것’인지라 강한 승부욕으로 시합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공을 던지면 옆으로 빠진다던가, 핀 한두개 정도 쓰러뜨리며 참담한 결과에 곤혹스러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깨달은 내용입니다. ‘마음을 비우면 얻는다’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현장의 과장성’ 때문일 것입니다. 엄청난 강속구를 뿌려대는 초특급 투수가 던지는 공도 TV중계상으로 보면 그다지 빨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놓으라고 하는 타자들이 헛스윙을 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평범하게만 보이는 투구인데 방망이만 살짝 갖다 대도 안타가 될 것 같은데 왜 헛스윙을 하는 것일까? 의아스럽게 생각됩니다. 그러나 타석 현장에서 느끼는 속도감은 TV나 먼발치 관중석에서 느끼는 것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합니다. 공이 날라오는 소리, 공을 던지는 투수의 위압적인 투구폼, 자신을 주시하는 수많은 관중들의 시선과 함성… 오감을 자극하는 생생한 현장감은 실제보다 더 과장이 되어 타자에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어렵다. 힘들다. 그래서 못하겠다”라는 생각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현실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오감을 통한 ‘느낌’은 과장된 측면이 많습니다. 힘들다는 느낌이 있을 때 조금 현실과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현실은 느낌보다 두려운 존재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100명이면 100명 다 인생에 대한 관점이 다릅니다. 이는 사람마다 고유의 인생관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생관이 절대적 인생관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검증 없이 형성된 인생관이 대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에 한번쯤은 스스로에 대한 깊이 있는 검증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검증의 시간이 바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혹, 과도한 경쟁심으로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양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남들이 하니 나도 한다라는 방임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정적인 사고로 인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9월의 문턱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은 깊은 유익의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목회실에서 김지성 목사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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